유기 동물을 돌보는 장소에 초등학생들이 들어와 놀았다며 아이들을 무차별 폭행한 70대 여성 모습이 공개됐다.

2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경기도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제보자 A씨의 9세 아들은 지난 10일 얼굴이 긁히고 옷이 찢긴 채 집에 들어왔다.

놀란 A씨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아들은 "자전거 타다 넘어졌는데 얼굴이 바닥에 긁혔다"고 답했다. 그러나 아들의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다음 날 A씨는 지인을 통해 아들이 70대 여성으로부터 무차별 폭행당한 것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폭행 현장이 찍힌 폐쇄회로(CC)TV에는 여성이 A씨 아들을 화단에 쓰러뜨린 뒤 신발로 때리고, 자전거 타는 다른 아이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는 등 총 4명을 폭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폭행 당시 여성은 아이들의 얼굴을 찍으며 SNS(소셜미디어)에 올릴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한다.

여성은 아파트 앞에 있는 폐가에서 유기 동물들을 돌보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폐가에 들어와 노는 것을 보고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장소는 여성 집도 아니었다. 시청에 편입된 것이었다.

A씨가 추궁하자 여성은 "유기견과 유기묘들에게 밥 주고 주변을 청소하고 있었는데 애들이 들어와 유리창을 깼다"며 "증손주쯤 되는 애들이 그러니까 얼마나 약 올랐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폐가는 이미 반쯤 무너진 상태였는데 아이들이 깼다는 유리창 역시 처음부터 온전한 게 아니었다. 여성은 폐가를 개인 소유인 것처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CCTV에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는데도 "안 때렸다. 요즘 애들 너무 무섭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A씨 아들은 현재 폭행 후유증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A씨는 "아들이 폭행 현장을 지나쳐 등교하는데, 근처에 가는 것도 두려워하고 힘들어한다"며 "낯선 어른과 눈을 못 마주친다. 밖에서 발소리만 들려도 '그 할머니 온 것 같다'고 불안해한다. 이사를 생각하다가도 '왜 그래야 하나' 싶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A씨는 여성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며 "시청에도 민원을 제기해 폐가로 불리던 구조물 중 일부는 철거됐다. 하지만 여전히 안쪽으로 출입할 수 있어 안전사고 등에 대비해 완벽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관할 시청 측은 "해당 구역은 공원이 조성될 예정 부지"라며 "일반인이 드나들 수 없도록 통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